아버지의 죽음 (3)

2021. 10. 20. 06:54카테고리 없음


아버지의 죽음 (3)

최홍준 강도사님의 아주 끈질긴 전도를 위한 집요한 아버지와의 만남이 진행되던 어느 날 오후였습니다.

갑자기 주무시던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 앉으시며 "그 분 어디 계시냐? 어디 계셔?" 하셨습니다.

"아니 누구를 찾으시는 거에요? 아무도 안 오셨어요!"

그러자 매우 실망을 하시며 "그래?..."
좀 허탈해 하셨습니다. 그래서 꿈을 꾸신것 같다고 하며 누가오셨었는지 물었지요.

"누워있는데 어느 분이 와서는 방에 넓은 화선지를 척 깔더니 붓을 먹물에 찍어 무슨 글자를 써 내려가시는거야. 그러면서 "이것을 100만원에 사시요 그럼 병이 당장 다 낫습니다" 그러자 마침 내 옆에 아파 누워있던 어떤 분이 얼른 100만원을 주더구나. 그러자 그 분이 글씨를 마치고 돌돌 말아서 아픈 분에게 주니까 아팠던 사람이 갑자기 자리를 툭툭 털고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버렸어!"

"아 그럼 아버지도 하나 사시지 그러셨어요?"

"응 나도 사야겠어"

"또 주무시다가 그 분이 오시면 꼭 사세요!"

그런 얼마 후에 또 아버지가 주무시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그 분이 어디 있냐고 또 찾으셨습니다.

"또 꿈을 꾸셨나 봐요! 그 때 그 분이 오셨나 본데 못 만나셨어요?"

"오셨었지…. 아 글쎄 글씨를 또 쓰시면서 100만원을 내고 사라는 거야… 그래서 내가 30만원만 합시다 했지 그랬더니 "아니 안되요 100만원을 내시요 못 깍아요!" 하며 쓰던 글을 멈추고 뒤도 안돌아 보고 나가는 거야"

"아 ~ 참! 아버지도…. 그냥 백만원을 주시지 그랬어요?"

아버지는 방 바닥만 바라보며 머리를 떨구고 끄떡 끄떡 하시고 말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어머니가 안방의 옷장 정리를 했습니다. 서울대학병원에서 아버지가 집으로 옮겨지신 이 후 아버지의 옷이 옷장안에 그대로 걸려있던채로 있어 어머니가 옷을 정리하여 세탁소에 가져다 주어야겠다며 옷들을 구분하고 호주머니 안에서 물품들을 다 꺼내어 정리 하시기 시작하는데 아버지 지갑이 나왔지요. 어머니가 지갑을 열어 보셨는데…. 우리 모두는 너무나 놀라고 기가막혀서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지갑 안에는 30만원이 있었지요.

어머니는 누워계신 아버지를 쳐다보며 눈가가 바알갛게 변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삶은 그랬습니다. 아마 검찰 공무원이 되지 않으셨다면 이 복잡한 세상에서 어떻게 사실 수 있었겠는가?
절대로 필요 외에는 욕심을 내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 주는것을 싫어하셨고 그 당시 집에 오셨던 손님이 카스테라 한 상자도 놓고가지 못하게 하시던 지나침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일찌기 어머니는 이런 아버지를 알아차리셨습니다. 즉 아버지를 의지해서는 공무원 월급으로 도저히 아이 다섯을 대학 보내고 먹고 살 수 없다고 판단하셔서 비지니스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김포공항 토산품점 이었는데 그 판단은 결국 옳았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잠에서 깨어 나시기만 기다렸습니다.

"여보 그 분이 오시면… 자 여기 보세요 '백만원' 이걸 꼭 드리고 그 글씨를 사셔야 해요"

돈 백만원을 들고 아버지 깨어나시기를 기다리시던 어머니가 아버지가 깨자마자 아버지 지갑을 열어 보이시면서 백만원을 아버지 눈 앞에서 지갑안에 넣어 이불 옆에 놓아 두셨습니다.

아버지는 끄덕 끄덕 하시며 안도하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날 오후에 어김없이 최홍준 강도사님이 또 오셔서 우리는 조금 전까지 있었던 모든 이야기를 다 해 드렸지요. 그런데 전혀 예상밖의 상황이 터졌습니다.


막 13:22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서 이적과 기사를 행하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백성을 미혹케 하려 하리라


강도사님은 펄적 뛰시며

"아니 지금 하나님께서 복음을 주시며 사랑하시는 자기 아들을 챙기고 계신데 어디서 감히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어와 틈새를 노리고 엉뚱한 길을 택하게 하려는 것이냐" 며 호통을 치셨습니다.

벧전 5:8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어머니와 나는 아버지가 깨어나시기를 또 기다렸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아버지 말씀이 그 분이 아직 찾아 오지 않았다고 하시는 거에요.

"아버지, 강도사님 말씀이 현재 아버지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서 자녀로의 길에 서 계시는데 악한 영들이 와서 그 은혜로 부터 떠나 다시 악한 통치 안에 두려고 하니 그들이 오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더러운 사단아 물러가라!" 라고 하셔야 한데요"

아버지가 주무시고 나서 온 몸에 식은 땀을 흘리셨는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느때 처럼 그가 또 화선지와 먹물을 들고 나타나서 옆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 할 때 이렇게 말씀을 하셨답니다.

"이 보시오 이제 나는 이 글이 필요없소.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소. 예수님의 이름의 권세로 내가 말하는 것이니 물러가고 두 번 다시 오지 마시오"

그가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화급히 일어나 밖으로 뛰어 나가버렸다고 하시며 긴 숨을 몰아 내 쉬셨습니다.

눅 21:36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시니라


'정승집 개가 죽으면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정승이 죽으면 아예 똥파리도 안온다' 라는 말이 있지요. 아버지는 정승이 아니라서 예외였는지 모르나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의 마지막을 안타깝고 애석해 하셨는지요.

'검찰의 양심'

돌아 가신 후에 붙여진 아버지의 별명이었지요.

요 20:31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