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leia 2021. 4. 6. 03:39

Rt 29

뻥 뚫린 양쪽 각 4차선 highway 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멀찍이 오른편으로 파아란 잔디밭이 보이며 샛 길이 하나  난 것이 보였습니다. 정식 도로는 아닌듯 보였으나 차들이 이미 많이 지나갔는지 나름대로 길이 자연 스럽게 생겨난 모양입니다. 

조금 망설이는데 마침 차 한 대가 막 그 길로 접어드는것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자 나도 차를 얼른 오른편으로 붙이기 시작하며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나가면서 보니 "Route 29" 이란 싸인이 보였습니다. 

29번 길….  처음에는 비교적 평지이고 깨끗해 보이던 길이 점차로 안쪽을 따라 조금 들어가자마자 부터 흙탕물 바닥이 나타나며 길이 울퉁 불퉁해지더니 차가 몹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pot hall 이 많아지고 길이 시골길 처럼 변하여 차가 달릴수도 없었고 오직 그것만  신경쓰며 가다보니 방향 감각도 잃은 듯 했습니다.

한참을 알 수 없는 동네를 지나가는데  마음이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결국 길이 끊기고 길다랗게 누운 낡은 건물이 길을 막아섰습니다. 

생각을 했지요. 아무래도 안에 들어가서 Rt 29 를 어디서 다시 만나는지를 물어보아야겠다. 

건물안에 들어가 보니 건물내에는  복도가 있는것이 아니고 방으로 방으로만 주욱 연결되어 있는 이상한 형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어느 누구의 살림집을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미안함에 또 다음 문을 열고 물어서 다음 문을 들어가 보니 또 어느 누구의 병실을 들어가고 또 지나서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여러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아주 복잡한 서류들을 쌓아놓고 전혀 알 수 없는 토론들을 심각하게 나누고 또 무슨 발표들을 하고… 

내 사정을 누군가가 들어 대답해 줄 것 같은 분위기도 아니고 또 도저히 기대 할 수도 없었습니다. 

 참으로 답답하고 급한 마음이었지만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자 그 중 한사람이 내게 다가와 주었습니다.

"나는 Rt 29 를 찾고 있습니다"

나에게 설명을 해 주는데 … 무언가 잘 못 알아 들은 것 같았지만 그 쯤 듣고 나와야 했는데… 나와 보니… 내 앞 쪽 저 멀리에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가 보였습니다. 

아~~ 마음이 녹아내리고 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가슴이 철렁했지요. 내 차… 차를 가져 오려면 방금 지나 온 방들을 또 다시 다 거꾸러 지나가야 했습니다.

망연자실했습니다…..

그리고 꿈을 깼습니다.

침대 위에 고쳐앉아서 생각을 하며 회개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이미 놓여진 뻥 뚫린 고속도로를 잘 달리다가 왜 샛 길로 들어 갈 생각이 났으며... 바로 들어 갔습니까?

왜 나는 그저 푸른색 잔디로 깔린 길 정도에 마음을 빼앗겼습니까?

그 당시 나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어딘가 확신한 길을 재촉하며 달려 가던중이 아니었나요?

Rt 29 가 무슨 뜻인가요? 설마 29살때에? 그 때는 마이애미에서 뉴욕으로 올라왔던 때? 그 때 제 마음대로의 결정으로 샛 길을 탄 것이었나요?

그렇다면 그러고 나서 이미… 

40년이 지났네요…..

창 13:10 
이에 롯이 눈을 들어 요단 들을 바라본즉 소알까지 온 땅에 물이 넉넉하니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 전이었는고로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


잠간의 넋 놓고 내린 결정이 40년의 시간을 잘 못 가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며 숨을 깊게 그리고 길게 뿜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