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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기념일

basileia 2021. 10. 9. 03:57

결혼 기념일


10월 7일은 제 결혼기념일 이었습니다. 1978년이었으니 43년 되었지요.

저는 오히려 친구들보다 결혼이 일년 늦은 겁니다. 다 들 태어난 아이 이름 지으러 다닐때 저는 결혼식 날 잡으러 다녔으니까요.

신과대학장 이셨던 목사님이신 이상호 교수님이 주례를 서 주셨는데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식을 올렸습니다.

10월 7일 날은 유독 예식장에 빈 곳이 없었습니다. 그 날이 '길일' 이라하여 아마 모두가 그 날을 선택한듯 싶었는데 우리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그 좋은 길일에 장소가 없어 큰아들 장가를 보낼 수 없게 되자 정말 이변이 났는데 그것은 "교회도 좋다" 는 허락이셨습니다.

마침 제가 다니는 연세대학의 루스채플을 제안하게 되었고 어머니는 소위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학교 채플도 아무에게나 open 된 공간은 아니었으나 제가 본교 신과대학 출신이라는것이 크게 작용을 했지요.


당시 열렬한 불교 신자였던 우리 어머니가 3가지를 주례를 맡아주실 이상호 교수님께 요청 했지요.

1, 강단의 십자가를 가릴것
2, 기도와 찬양을 하지 말 것
3, 이상호 교수님은 양복을 입을 것
(즉, 한마디로 '목사님 가운을 입지 말라' 라는 뜻이지요)

* 여기서 어머니가 불교 신자라는 것은 그저 때가 되면 절에가서 불공을 드리는 정도를 이야기 하는게 아닙니다. 경기도 '주안' 에 가면 용화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그곳은 '송담' 이라는 해탈을 하셨다는 큰 스님이 매 번 특별한 집회를 열어 설법을 하는 곳으로 스님들을 주 대상으로 최강도의 영적 훈련을 하는 곳이지요. 전국으로 부터 주로 주지승들이 모여서 공부를 합니다. 저도 열심히 어머니를 따라 다녔는데 참 이상한 것은 설법 시간마다 매번 푸~욱 졸았다는 것입니다. 일반인의 가정은 무척 꺼리며 전혀 갈 생각 자체가 없는 큰 스님이었는데 우리 집에는 자주 오셨습니다. 그러면 의례 모시고 오시는 스님들이 6~7 명 꼭 동행을 합니다.

이상호 교수님께 저의 어머니의 의중을 전달하고 "죄송하오나 꼭 부탁한다" 고 했더니…"자네 장가는 가야하는거 아닌가?"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잘 알았네" 하셔서 안심하고 집에 왔지요.


그 다음 날이 결혼식 이었는데 …
채플안에는 십자가가 그대로 붙어있고 아무런 커튼으로도 가리워지지 않아 깜작 놀랐지요. 그래서 바로 주례 교수님을 만나러 방에 가보니 … 교수님은 이미 목사님 가운을 척 입고 계시더군요…

"나 이 옷을 굳이 벗어야 하겠나?"

저는 바로 어머니께 사실 이야기를 했지요. 그러나 이미 축하객들이 예배당안에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쪽 반은 도포입은 스님들 그리고 나머지 반은 제 처쪽 일가 친척 및 교계 손님들로 거의 다 목사님, 장로님 가족들…양쪽으로 쫙 갈라져 앉아들 계시더군요. 나중에 제 처가 그러더군요 "너무 놀라 눈물이 갑자기 쏟아져 나왔어요"

결국 주례 교수님의 인도로 기도와 찬양도 하며 결혼식을 마쳤는데 …


제 어머니는 후 일 옥한흠 목사님의 사랑의 교회 권사가 되셨고 권사회장도 2번이나 하시고 (사실 한 번도 쉽지 않음) 90세에 돌아가시기 전까지 사랑의 교회 포에버 찬양단에서 찬양하셨고 사랑의 교회에서 전도 잘 하시는 권사로 소문이 나셨지요.

그러니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었겠습니까?

행 17:22
바울이 아레오바고 가운데 서서 말하되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성이 많도다


바울 사도의 말씀처럼 하나님으로 부터 지음을 받은 우리 모두는 차 후 하나님과 구체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기까지 각자 각자는 끊임없는 영적인 갈급함과 온 곳에 대한 회귀 본능으로 하나님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을 바로 만나는 경우가 있고 대부분은 번지수를 잘 못 찾아 혹자는 나무를 또는 큰 바위를 또는 불교를 이슬람교를 그밖에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각종 물체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는 혼신을 다하다가 결국 진짜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 그 모든 열심이 배가되어 하나님께 바로 드려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 갈 곳을 제대로 찾는 은혜가 임하시는 것입니다.

사 43:1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이제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조성하신 자가 이제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그러니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보며 사람을 판단하는것은 맞지 않습니다. 결국 정하신 때에 하나님의 열심이 이루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왕하 19:31
남은 자는 예루살렘에서부터 나올 것이요 피하는 자는 시온산에서부터 나오리니 여호와의 열심이 이 일을 이루리라 하셨나이다


신학대학 4년을 아무런 느낌없이 다니던 저 역시 하나님께서 시시때때로 주시는 말씀 가운데로 이끄시며 모든 상황과 어울어지게 보이시니 … 말씀은 결국 내 심령안에서 열매를 맺어가고 어린아이와 같은 차원을 벗어나 말씀의 풍성한 열매들이 맺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고전 13:11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