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경
소경 가을철 단풍이 오색으로 찬란하게 깊게 물든 어느 날, 어떤 소경이 남산위에 친구랑 함께 올라갔습니다. "우와 너무 예쁘네, 이렇게 멋있는 단풍 수년만에 처음이야!" 친구가 말했습니다. "아 그래? 뭐가 그리 예쁘고 멋있는데?" " 응, 저기 보면 진 노란색, 주황색, 주홍색, 그리고 저쪽에는 아주 새빨간 색도 있고....다 한데 어울어져서 너무 황홀해!!!" 색상 자체에 대한 경험이나 느낌이 전혀 없는 소경은 조그마한 감흥도 없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소경된 자에게 색상이란 아예 자기와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지요. 전혀 의미도 없으며 즉 색상이란 자기의 것이 아닌 것입니다. 색상을 알아보는 눈, 감각을 감지하는 기관의 물리적인 기능 자체가 없기 때문이지요. 소경에게 보이지 않아 알지 못한다고 해서..
2019. 3. 7. 00:41